이런 허술한 문을 넘겠다고 다들 버둥거리지만 제대로 하는 놈이 없으니 지루할 따름이다. 선임 문지기는 냉랭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아마 입술 아래쪽은 강하게 찔러 올리는 무언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 “아니” 말고는 ‘좋다’라는 신호를 보일 때 입을 약간 벌린 연결된 침묵 말고는 꽉 다문 무거운 침묵만 유지할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선임이 잘라내는 움직임은 유달리 거칠고 막힘이 없었다. 마치 그동안의 침묵은 지금의 움직임을 위한 인내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확실히 선임은 이것을 위해 침묵을 유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문을 넘으려는 그 사람에게 “이런 건 왜 붙여 넣어요?” 라고, 묻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선임이 잘라 놓은 거대한 덩어리는 한 구석 어딘가에 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