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이 상했다. 나는 우물물을 바닥에 뱉어낸 후 바닥에 그려진 물 자국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왜 상했을까?’ 그러나 나는 곧 우물이 상한 이유를 따질 수 없게 됐다. 먼저 그 우물의 가치를 따지는 것이 우선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나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의…. 이럴 수가 나는 우물의 시작점도 짐작할 수 없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 하나를 붙잡고 이 우물을 어찌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나를 가볍게 보고는 “그냥 두어야지.” 라고 말했다. 나는 그럴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또 다른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그 사람은 두꺼운 손으로 자기 얼굴을 받치며 고민하더니 말했다. “글쎄요…. 메워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그건 말도 안 된다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