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곳의 주인이다. 그러한 사실을 누가 부정할까.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녀였고, 거침없이 손발을 움직이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도 그녀였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곳의 사람들은 그녀의 범위 안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그녀가 예상한 엉뚱함 같은 것이 그들의 규칙성 위에 버젓이 서 있을 때면, 그녀는 그들의 움직임 방향을 바꾼다던가 소리를 질러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그럴 때마다 배를 부여잡고 웃으며 무너져 내려가는 그들을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그녀는 깊게 파인 입을 하고
“이게 아닌데.”
라는 말만 했다. 이런 것을 원한 것은 아닌 듯했다. 그녀는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이곳의 그들과 혹은 다른 규칙들 사이에서 ‘아닌 것 중에 아닌 것’을 걷어 내며 무언가를 찾고 싶어 했다. 그녀는 이유 없는 답답함에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술을 마시면 시간이 빠르게 가고, 담배를 피우면 공간이 늘어났다. 어찌 되었든 그녀가 가지고 있는 원인 모르는 답답함은 형태가 부서져 떨어져 나가거나, 길게 늘어져 잘려 나갔다. 또한 그녀는 아주 가끔은 이곳의 그들과 의미 없는 이야기를 목소리 높여 주고받으면서 답답함의 존재를 꺼버리려고 했으나, 그런 것이 될 턱이 없다. 그들은 그녀가 예상하는 것을 넘지 못하고 규칙 있는 웃음과 규칙 있는 당황, 또는 규칙 있는 슬픔 같은 것을 규칙적으로 내놓았으니까.
그녀는 목을 빼고 하늘을 보았다. 그녀는 그 순간 알았다. 자신이 찾아야 하는 것을. 그곳에는 은은하게 떠 있는 달이 있었고, 반짝이며 빛나는 별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들을 손으로 휘저어 자신의 품에 넣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녀는 결심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든 저것을 가지기로. 그것은 지금의 그녀에게는 분명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녀의 결심이 그녀와 완전히 만나는 때에 그가 이곳을 지나간다. 그는 이곳을 지나면서 그녀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움직이는 발걸음은 달빛의 휘적거림을 닮았고, 어딘가를 향해 쏘아대는 눈빛은 별빛의 영롱함을 닮았다. 그녀는 그를 잡아채서 품에 넣을까 하다가 조금은 참고 지켜보기로 했다. 성급하게 굴면 별과 달이 어딘가로 날아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긴 시간 동안 그를 관찰했고, 드디어 달빛의 발자국과 별빛의 도착 지점을 알아챘다. 그녀가 이곳에서 모르는 것이 있을 리 없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이곳의 그들에게 했었던 몇 가지의 장난을 쳤다. 그는 역시나 그녀가 예상하는 길목에서 바뀐 방향을 감지 못하고 몇 번을 당황하며, 몇 번을 불안했다. 그럴 때마다 그의 달빛은 진한 은은함을 내어 향기가 났으며 눈에 박히거든 별빛은 어딘가를 꽂아 넣을 듯 뻗어 갔다. 그러다 그는 그녀의 장난을 알아차리고 물었다.
“무엇 때문이죠?”
그녀는 그의 어설프고 정중한 태도도 웃겼는지 소리를 내어 웃고는 가던 길을 가라고 손짓 했다.그가 그녀의 웃음소리를 불쾌한 듯이 여기고 발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도 그녀는 그의 발목을 잡아끌고 ,가는 길을 없애 버리거나, 이곳의 그들을 끼워 넣어 미묘한 불편함을 만들어 냈다. 그는 그녀가 장난을 칠 때마다 몸 안에서 퍼져 나가는 빛이 줄줄 세어 나갔다. 어느 순간 그가 쳐다보지 않는 것은 빛이 없고, 그가 밟지 않는 곳은 황망하기만 한 어둠이었다. 그러면서도 뒤뚱 뒤뚱 발을 움직이며 자신의 빛을 주체 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그녀에게는 큰 즐거움 이었다.그녀는 이제 곧 그의 빛을 취할 때가 되었음을 알고, 장난을 거두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 갔다. 그는 이미 빛과 빛에 쌓여 어느 것이 그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녀는 가만히 스스로가 인지 할 만한 풍부한 자애로움을 몸에 두르고 그가 내뿜는 빛을 한껏 껴안았다. 그는 그녀의 품에 껴안긴 상태로 귓가에다 무언가를 이야기 했다.그녀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그를 떼어내고, 자신의 귓바퀴를 타고 검은 터널 안으로 들어온 것을 알고야 말았다.
“무엇 때문이죠?”
그녀는 그의 어설프고 정중한 태도도 웃겼는지 소리를 내어 웃고는 가던 길을 가라고 손짓했다. 그가 그녀의 웃음소리를 불쾌한 듯이 여기고 발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도 그녀는 그의 발목을 잡아끌고, 가는 길을 없애 버리거나, 이곳의 그들을 끼워 넣어 미묘한 불편함을 만들어 냈다. 그는 그녀가 장난을 칠 때마다 몸 안에서 퍼져 나가는 빛이 줄줄 새 나갔다. 어느 순간 그가 쳐다보지 않는 것은 빛이 없고, 그가 밟지 않는 곳은 황망하기만 한 어둠이었다. 그러면서도 뒤뚱뒤뚱 발을 움직이며 자신의 빛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그녀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그녀는 이제 곧 그의 빛을 취할 때가 되었음을 알고, 장난을 거두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이미 빛과 빛에 쌓여 어느 것이 그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녀는 가만히 스스로가 인지할 만한 풍부한 자애로움을 몸에 두르고 그가 내뿜는 빛을 한껏 껴안았다. 그는 그녀의 품에 껴안긴 상태로 귓가에다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그녀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그를 떼어내고, 자기 귓바퀴를 타고 검은 터널 안으로 들어온 것을 알고야 말았다.
“언제까지 그럴 거야?”
그녀는 그의 말에 그 어떤 규칙적인 형태의 변화 같은 것이 없음을 알았다. 그의 말은 불규칙과 불규칙이 꼬여낸 불가능의 산물이었으며, 이곳의 세계와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온몸이 오그라드는 불쾌함을 느끼고 손가락 하나만 뻗어 이곳의 주민들을 그에게 돌진하게 했다. 이곳의 주민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조금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달려갔다. 그는 자신에게 뿜어져 나오는 빛을 자르고 손을 들어 자신에게 달려드는 그들을 쥐었다. 손안에 넉넉하게 들어온 이곳의 주민들은 그가 우그러트리자 어떤 짐승 소리 같은 것을 냈는데, 그녀는 그것이 듣고 싶지 않아 옆에 있던 나뭇가지로 자신의 귓속을 찔렀다. 다행히 머릿속까지 들어오지 않은 나뭇가지는 그녀의 어깨쯤에 걸쳐 덜렁거렸는데, 그는 이상하게 한없이 커졌다. 이제는 그가 이곳에서 뒤뚱거리며 움직이던 생물이 맞았는지 알 길이 없었으며, 그녀가 느꼈던 환상의 달빛과 꿈의 별빛은 아무것도 없는 흰 모래 가루가 되었다. 그녀는 그를 향해 울부짖었는데, 그는 그것조차 듣지 못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그녀는 귓속에 박힌 나뭇가지를 덜렁거리며 그의 곁에 다가가 소리를 쳤지만 이미 그의 은은한 별빛 하나가 거대한 바위가 되어 그녀를 덮쳐왔다. 그녀는 힘겹게 바위를 버티다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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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됐지?”
나는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 뒤에 어떤 것이 있었는지. 사실은 그 앞에 어떤 것이 있었는지도 가물가물했다. 글쎄 그게 사람의 말이었을까.
